보이지 않는 컴퓨터 - 8점
도널드 노먼 지음, 김희철 옮김/울력
이책이 쓰여진게 1998년도이고 한국어로 번역되어서 출판된게 2006년도이다. 약 8년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98년도 무렵에는 앞으로 다가올 정보 가전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전망하고 있었지만 8년 사이에 우리는 이미 그 문턱에 와있는듯하다.

책의 원제목이 The Invisible Computer 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를 말하고 있다. 그 중심이 바로 정보 가전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벤더마다 홈네트워킹 표준이  다르고 호환이 안되기에  자이 아파트 선전에 나오듯이 이영애처럼 핸드폰으로 커튼도 여닫고 에이컨도 켜고 목욕물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듯.

이를 위해서 OSGi 인가.. 홈네트워킹 표준 플랫폼을 제정해서 벤더마다 구현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예전에 신문에서 얼핏 봐서 그런지 지금은 어느 정도까지 와있는건지 감이 안잡힌다.

조만간 벤더들이 많이 가세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진정한 유비쿼터스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지만... 울나라 대기업들이 과연 표준을 준수해줄런지는 의문이다. 시장을 독점하려고 표준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치고 박다가 안되면 담합하는 버릇이 많이 남아있어서 과연 표준을 준수할 필요성을 느낄런지는 회의적이다.

번역본이 너무 늦게 나온 덕분에 책에서 말하는 미래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 보이지만 지면 곳곳에서 거론하는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음은 간단하게 몇대목 추려봤다.

1. 다 중단하라.


p.23
축음기의 역사는 매우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 1877년에 축음기를 발명... 에디슨은 몇차례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축음기를 어디에 사용해야하는 지 확신하지 못했다...... 레코드의 파인 홈 자체가 바늘을 움직이게 하는 디스크와 비교할 때 에디슨의 축음기에 달린 바늘은 피드 나사에 의해 추진력을 받기 대문에 레코드의 마모가 훨씬 적다. 그러나 디스크는 실린더가 갖지 못하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왁스 실린더보다 더 강하고 더 큰 볼륨으로 소리를 재생 할 수 있었다... 보관, 포장, 운송하는데 유리했다... 디스크는 대량 생산이 가능했다...

p.27
에디슨은 근본적으로 호환성이나 편의성의 중요함을 잊고 있었다. ... 그는 논리를 시장의 지혜보다 위에 놓고 살았다.

p.29
에디슨의 축음기는 최초였고, 최고의 음질을 가지고 있었다.... 소비자가 편리한 디스크를 원할 때 그는 실린더를 사용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에 진 것이다..... 시장에서 이미 최고를 달리고 있다면, 타사와 호환이 되지 않는 기술을 사용해도 무방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소비자를 확보하고 있따면, 그 회사가 하는 것이 곧 표준이 되기 때문이다......



2. 성장 :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p.42
하나의 기술이 소개되는 초기에는 얼마나 비싸고 사용하기 어려운가 하는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용자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줄 때, 그리고 해야할 일은 중요한데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수행하기 힘들 때, 사용상의 어려움이나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p.46
일단 기술이 성숙해지면, 우리는 기술들의 기본적인 성능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성능 자체보다는 가격, 브랜드, 외형, 편의성 등을 찾게 된다...

p. 63
제록스 스타는 월등한 사용자 경험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마케팅의 부족으로 실패한 경우이다. 이것은 세계에서 제일 먼저 상업화한 GUI를 갖춘 컴퓨터이다. 이는 뛰어난 디자인으로 제 2세대 PC 의 기준을 제시했다. 제록스 스타는 고급 디자인 원칙들을 제시했고, 이는 후에 나오는 애플 리자와 매킨토시, 컴퓨터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과 마이크로스프트의 윈도우 운영 체제 개발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많은 우수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제록스 스타는 실패의 원인이 되는 몇가지 결점들을...... (중략)... 시대를 너무 앞서 있었다. 시장은 준비되지 않았다. 회사는 사실 어떻게 핀매해야 하는지 몰랐다....(중략)... 후기 수용자들, 최종 사용자를 고려했다고 해도 당시의 기술은 무르익지 않았다. 그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3장 정보 가전으로의 이동.

p.80
전동 모터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모터는 초창기에 매우 크고 비쌌다....... 하나의 모터는 이처럼 다른 여러 기계들과 조화를 이루어서 최고의 가치를 발휘했다. 오늘날, 현대식 주택에는 수십 개의 모터가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시계, 환풍기, 면도기, 청소기 속에서 숨어서 그 역할을 해낸다.... 그러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모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자세한 기술에 대해서는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모터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조차 알 필요가 없다.

p.95
정보 가전의 세가지 원칙. - 단순성, 융통성, 쾌감.

4장 PC, 무엇이 문제인가?

p.100
스위스 군용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 여러개의 칼 중 어느 하나도 특별하게 좋은 것은 없다. 스위스 군용칼에는 스크루 드라이버, 가위, 코르크 마개 따개, 칼 등이 있다. 그러나 집에 있을 때 나느 진짜 스크루 드라이버, 진짜 가위, 진짜 코르크 마개 따개, 진짜 칼을 사용한다. 개별적인 단순한 도구들을 여럿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사용하기에도 쉽다.

p.108
오늘날 PC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함이다.... PC는 애초부터 복잡한 기계이다. 첫째, 하나의 기계로 너무 많은 것을 수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둘째 하나의 기계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컴퓨터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p.112

점진적 특성주의 creeping featurism .... 1992년 MS워드는 311개의 명령어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이 모두를 필요로 하겠는가?... 하나의 프로그램이 온 세계를 모두 감당하려들기 때문이다..... 부분적으로 프로그래머들이 꿈꾸어 온 것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그들은 개발하였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내 프로그램은 당신 것보다 더 큽니다. 내 것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나 역시 가지고 있습니다.....

5년 후 1997년에 MS워드는 1,033개의 명령어를 가지게 된다.

p.114
네이던의 제일 법칙 : 소프트웨어는 가스이다. 이는 가스통을 채우기 위해 팽칭한다.... 컴퓨터의 위력이 이렇게 급상승하는 것은 컴퓨터 업체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더 크고 다 빠른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더 크고 더 환상적인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역시 그 공간을 모두 채우게 될 것이다.

10. 인간 중심의 개발을 원하는가? 회사를 재조직하라.

p.275
특징들의 목록에 기초한 설계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특징들의 목록에는 작업들 간의 연관성이 빠져있다. 일부 특징들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하찮은 것으로 취급받기 쉽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중요할 수도 있다. 반대로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는 중요한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는 하찮고 불필요한 것일 때도 있다.

p.299
애플의 실패는 마케팅 전략의 선택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회사의 위상을 컴퓨터계의 이단자로 정립하였다....... 애플의 세계는 예술가나 학생, 작가, 청년 같은 사회의 창조적인 사색가들을 위한 것이었다. ... 애플은 스스로를 집과 학교 그리고 그래픽 예술산업으로 그 사용 범위를 제한시켰다. 얼마간 이것으로 회사를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자체를 멀리함으로써, 애플은 결국 시장의 변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p.302
애플은 우수한 사용자 경험이 차별화를 줄 수 있음을 보여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애플은 또한 기술적인 우위도 유지하고 있었지만, 세 개의 버팀목 중 기술과 사용자 경험의 두 다리만으로 자리를 지탱하지 못했다. 세 다리 모두가 필요했던 것이다......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제품은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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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e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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