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고대 경영대의 개혁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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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못하면 등록금 더내라는 장교수님의 주장


기사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공부못하는 하위 10%에게 두배의 등록금을 거둬서 나머지 90% 등록금 지급에 사용한다는 것. 장하성 학장은 “기여 입학제가 금지된 상황에서 대학이 인재를 길러낼 재원 확보를 위한 최선의 돌파구”라고 설명.

기여입학제가 정부 정책상 불가능하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편법으로 보이는데...

우선 기여입학제의 문제점에 대해서 간략히 짚어보자.

첫번째, 소득의 불평등이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한다.IMF 이후 소득분배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여입학제는 다음 세대에게 양극화의 부작용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불러온다. 소득격차때문에 학력이 세습되는, 조선말기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두번째, 학력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돈으로 좋은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입학보다 졸업이 훨씬 쉬운 한국에서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는게 중요하지, 졸업 못할까봐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개나 돼지도 서울대 들어가는게 어려울뿐, 일단 들어가면 졸업은 모두 한다고 말하면 비약일까...?

그만큼 현재 대학은 방만하게 졸업생을 찍어낸다.

고대 경영대의 "등록금 차등화 정책"도 같은 문제점을 유발한다.

하위 10%가 두배의 등록금을 낸다고 했을때,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학교에 남게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학교를 떠나거나 연리 5%가 넘는 두배의 등록금을 대출받아야하는데 사실상 대학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타내고 그 빚을 학생 개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다. 경제력이 교육 기회를 판가름하는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다.

"재원이 부족때문에"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는 문제 인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립재단은 참 특이한게,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을 안쓰고 아껴뒀다가 땅을 사는 등 해괴한 짓을 많이 한다. 재단이 수익 사업을 해서 역으로(?) 학교에 자금을 지원하는 외국의 사례를 거론할 것도 없이 한국의 사립학교 재단들의 방만한 재정운영은 항상 문제거리였다.

재원조달이 필요하다면 썩어문드러진 대학 사회를 바로잡는게 우선되어야 함에도 어찌하여 공부못한다는 이유로 두배의 등록금을 물리려 하는것인가? 공부 못해도 돈만 내면 4년 후 졸업을 보장해주는게 과연 인재 양성인가? 돈으로 졸업장 따는 것과 돈으로 입학하는게 뭐가 다를까?

정말로 인재양성이 목적이라면 공부못하는 학생들을 빨리 쫓아내고, 그자리에 다른 학생들을 앉혀서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하지 않을까? 돈은 학교측과 재단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하는데 오히려 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다니??

그리고 이런 발상을 내놓은게 재벌을 강하게 비판해온 장하성 교수라니... 오마이갓!!!!!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장교수님도 교수인지라 교수 사회의 방만함, 대학 사회의 부조리에는 칼을 대고 싶지 않은 것인가, 아니면 그럴 엄두를 못내는 것인가? 부조리한 현실에 들이대야할 칼을 엄한 학생들에게 들이대면 그건 개혁이 아니라 도둑질이다.



Posted by ye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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