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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erospaceweb.org


NGC에서 1986년 1월 28일 폭발한 챌린저호의 사건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체임스 차일즈라는 사람이 기존의 챌린저호 폭발의 원인이 아닌, 또다른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챌린저호 폭발에 대한 기존의 입장은 타이오콜(Thiokol) 사 에서 설계한 O-링의 결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주 내용인데, 영상 11도 이하의 날씨에서 우주선을 발사할 경우, 연료의 누출을 막기 위해서 적절히 팽창한 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야할 O-링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아 연료 누출로 우주선이 폭발했다는 것.

하지만 주인공은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제기한다.

"만일 O-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발사 직후 발사대에서 폭발했어야 한다. 그런데 왜 발사대에서는 폭발을 하지 않고 발사 73초 후에 폭발한 것인가? 따라서 단순히 O-링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73초 후 폭발을 설명할 수 없다.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다."

진상 규명 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로저 브로니(타이오콜의 엔지니어)는 그당시 발사 중지를 주장했음을 진술했다.

11도를 훨씬 밑도는 추운 날씨에서 O-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주장하며 발사 중지를 강하게 요청했다는 것.(발사 당시 발사대에는 7.5cm 두께로 얼음이 얼었고 1m 길이의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그는 1년 전 디스커버리호 발사 당시 O-링의 치명적인 설계 결함을 목격한다.

디스 커버리호 발사 당일 온도가 영상 11도였다. 발사 후 두 개의 고체 연료통을 회수해 살펴본 결과 추진 장치 밑부분이 까맣게 그을려져 있었는데, O-링이 거의 다 타들어가고 새끼 손가락보다도 얇은 두께밖에 남지 않은 것. 디스커버리 호가 폭발하지 않은 것은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발사 12시간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NASA는 이를 묵살하고 발사를 강행했다.

로저 브로니 본인도 발사대에서 폭발할 것을 강하게 우려했으나 다행히 발사는 순조로웠다.

이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몇십 초 후 우주선은 폭발해 버린다.


왜 발사대에서 폭발하지 않았나?

당시 발사화면에서 특이한 장면이 잡힌다.

점화 직후 오른쪽 SRB(solid rocket boost)의 O-링이 타들어가면서 생긴 검은 연기가 2.6초 후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리고 2.6초 동안 연기가 7~8번에 걸쳐서 연속으로 짧게 연기가 분출된 것. 주인공은 무엇인가가 O-링이 타들어가며 생긴 구멍을 막은 것이라고 가설을 세운다.


그리고 가설에 대한 증명은 고체 연료에 있었다.

소성을 높이고 연료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 50년대부터 고체 연료에 알루미늄을 첨가해왔다. 고체 연료 점화 순간에 알루미늄 슬래그가 분출 되면서 추운 날씨때문에 기능을 상실한 O-링의 틈새를 막은 것.

그당시 위원회에서도 발사 영상에서 2.6초간 검은 연기(O-링이 타들어간 흔적)가 분출되다가 사라진 장면을 알고 있었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검은 연기의 분출이 2.6초 후 멈춘 것은 알루미늄 슬래그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7~8번 간격으로 짧게 연속으로 연기가 분출 된 것은 "트왱"이라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발사 6초전 엔진이 점화되고 추진체가 옆으로 약간 기울면서 중심을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때의 힘때문에 추진기가 초당 3회 정도로 진동을 한다. 트왱 현상에서 발생하는 진동수와 검은 연기의 분출 수가 거의 일치하는 대목을 보여주고 있다.

알루미늄 슬래그 덕분에 발사대에서 폭발했을 우주선이 발사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알루미늄 슬래그가 떨어져 나간 이유는?

하지만 아직 모든 궁금증이 사라진건 아니다.

알루미늄 슬래그가 틈새를 막았다면 그상태로 발사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연료통을 분리하고 대기권 밖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도중에 폭발한 것일까?

발사 후 58초부터 오른쪽 SRB 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화면이 나온다. 이것은 틈새를 막고 있던 알루미늄 슬래그가 어떤 충격에 의해서 떨어져 나가고, 그 틈새로 연료가 누출되며 불꽃이 일어난 것을 보여준다. 과연 이 충격이 무엇인가?

58초 시점에 관측된 몇가지 자료가 우연의 일치를 보여준다.

이 때 44.7kg/cm2 였던 압력이 43kg/cm2 로 떨어진 것.

게다가 이 시간에 Max Q 지점을 통과했다. Max Q란 대기에서 비행하는 우주비행선의 공기압이 최대가 되는 시점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11Km 지점이 Max Q 상태가 되는 고도라고 한다.  58초 시점에서 일어난 불꽃, Max Q지점 통과, 그리고 1.7kg/cm2 압력 감소.

이 모든 것을 설명해줄 외부 충격은 발사 지점을 통과하던 보잉 747기의 송신 내용에서 확인된다.

30분 전 발사대 지점을 통과하던 비행기는 시속 300km의 강한 제트기류에 비행기가 흔들렸다. 고도를 낮춰서 제트기류를 피해 갔는데 이는 발사 지점에서 카트리나급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는 점을 말해준다. 폭발 후 알루미늄이 산화하며 발생하는 하얀 연기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그재그로 경로를 그리던 연기가 특정 고도에서 직선의 경로를 보여준 후 다시 지그재그로 상승한 것.

물론 발사 전에 NASA에서도 풍선을 띄워서 바람의 세기를 측정했지만 풍선이 바람에 날려 발사 지점에서 64km 나 벗어진 지점의 데이터를 보여줬기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것. 하지만 이 데이터를 근거로 발사에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결국 비행선은 발사 58초 후 강한 제트기류의 외부 충격으로 오른쪽 SRB의 틈새를 막고 있던 슬래그가 떨어져 나가면서 틈새로 누출된 연료가 점화된다. 점화방향이 중앙의 커다란 수소연료탱크(ET)쪽으로 향하고 이때문에 SRB와 ET를 연결하던 구조물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폭발 8초전 ET와 SRB를 연결하던 받침대가 떨어져나가면서 ET에 담겨있단 액체 수소가 대기중으로 기화되며 분출되었고 여기에 불이 붙으면서 우주선 전체가 폭발하게 된 것.


결국은 사람의 문제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는 단순히 폭발에 이르게된 기술적인 문제를 말하려는게 아니다.

NASA는 왜 로저 브로니의 주장을 묵살하고 발사를 강행했는가?

이는 NASA의 내부 사정에 있었다.

20년간 계속해서 예산이 삭감되고 대중의 관심이 줄어든 상황에서 25번째 발사가 이루어진 것인데, NASA로서는 조직의 명운이 달린 중요한 사업이었다. 또한 레이건 대통령의 관심 등 정치적 이해가 걸려있었기에 발사 12시간 전에 일개 협력업체의 기술자의 말만듣고 발사를 취소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 이러저러한 사정때문에 실패를 무릅쓰고 발사를 강행 한 것.

기술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 아니라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한 것.


재앙은 항상 이런식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사고 후 Thiokol 사는 유족에게 430만 달러를 지급하지만 이후 NASA의 로켓 추진 장치 사업에서 17억달러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다. 당시 관련자들 모두 NASA에서 승진하며 잘먹고 잘살았다는 자막과 당사자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다큐멘터리는 끝난다.


삼풍백화점.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삼풍 백화점 붕괴라는 역사에 길이남을 대재앙이 있지 않았는가?


건물을 4층으로 설계해서 허가를 받았는데 건물주 회장이 무리하게 5층으로 지으라고 압력을 넣고 내부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 멋대로 기둥의 지름을 줄이고, 게다가 옥상에 수십톤짜리 냉방 장치를 얹으면서 백화점 붕괴라는 어이없는 사고가 벌어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백화점이 붕괴한 것도 아니었다.

붕괴가 일어나기전 건물이 뒤틀리며 바닥이 일어나고 금이 가는 등 사고의 징후가 곳곳에서 보였지만 건물주는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았다. 막상 붕괴가 임박했을때엔 자신의 소지품만 챙겨서 달아나 버리고 아무것도 모른채 남겨진 수백명의 사람들은 콘크리트에 깔려서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이 사라져 버렸다.

도저히 무너질래야 무너질 수 없는-전문가의 말로는 일부러 무너지게 짓기도 힘든 - 너무나 명백한 설계기술로 건물을 지었음에도 상식과 규정을 무시한 독단적인 결정이 야기한 재앙이었다.

다큐멘터리 서두에서 나오듯이 재앙이란 일련의 사건들이  쌓이고 쌓여서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그 사건들의 대부분은 인간이 저지르는 실수임을 말해주고 있다.


<<관련 자료>>

발사 후 1분 13초만에 폭파한 챌린저호
REF : http://kr.ks.yahoo.com/service/wiki_know/know_view.html?tnum=137121

알루미늄은 변신의 귀재
REF : http://rcec.dongeui.ac.kr/NanoPost/PostView.asp?index=list&page=8&seq=142&keyword=&ssubject=0&sname=0&scontent=0

Max Q
REF : http://en.wikipedia.org/wiki/Max_Q

Space Shuttle Challenger
REF : http://en.wikipedia.org/wiki/Space_Shuttle_Challenger

Space Shuttle Challenger Disaster
REF : http://www.aerospaceweb.org/question/investigations/q0122.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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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e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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